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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리 | 日本の地理 | にほんのちり

간토지방, 일본 산업과 인구의 심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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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er Tokyo area around Tokyo Bay at night (2021), 출처: 위키피디

도쿄만을 둘러싼 1도 6현, 그 안에 담긴 고도성장과 산업지도의 이야기

일본 인구의 약 3분의 1이 모여 사는 간토지방.
도쿄도, 치바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군마현—총 1도 6현이 이 지역에 속합니다. 특히 ‘도쿄도 + 3현(치바, 사이타마, 가나가와)’만 합쳐도 인구는 3,600만 명 이상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출처: 위키피디

이처럼 간토지방이 일본의 정치·경제·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데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단순한 인구 집중이 아닌, 근대화와 전쟁, 고도성장기, 산업 클러스터 형성이라는 구체적 맥락이 존재하죠.


1. 도쿄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 메갈로폴리스

메이지 시대 이후, 천황이 교토에서 도쿄(당시 에도)로 옮기면서 정치와 산업의 중심지로 재편되었습니다.
이후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서구식 공업화에 돌입하게 되죠.

  • 게이힌(京浜) 공업지대: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를 잇는 연안 지역.
    중화학공업, 조선, 석유화학, 철강업 등이 발달하며 전쟁 전부터 일본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 게이요(京葉) 공업지대:
    전후 고도성장기에 치바현 도쿄만 연안을 매립해 조성한 공업지대.
    철강, 석유화학, 기계산업 등 중후장대한 산업들이 밀집했습니다.
    오늘날에도 JFE스틸이나 화학 플랜트들이 모여 있는 일본 산업의 허파입니다.

2. ‘기타 간토’의 존재감: 도치기, 군마, 사이타마

도쿄에서 한 발 물러난 내륙 지역, 도치기현・군마현・사이타마현은 '기타간토공업지역(北関東工業地域)'이라 불립니다.
이곳은 자동차, 전자, 정밀기계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 도치기현: 닛산(日産), 혼다 등 자동차 관련 부품 공장이 많고, 우쓰노미야는 정밀기계와 기계공학이 특화된 도시입니다.
  • 군마현: 다카사키나 마에바시 등지는 공업단지와 물류 거점으로 발전했습니다.
  • 사이타마현: 도쿄의 위성도시 역할 외에도, 자동차와 식품가공 산업 중심지로도 유명합니다.

3. 이바라키현, 바다를 향해 열린 공업의 전초기지

조금 더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임해공업지역(鹿島臨海工業地域)이 보입니다.
1960년대 일본 정부가 계획적으로 육성한 이 지역은, 국가 주도 산업 입지 정책의 대표 사례입니다.

  • 일본 최대의 석유화학 단지 중 하나
  • 가시마항을 통한 원자재 수입 및 제품 수출이 활발
  • 항만과 공업단지가 일체화된 계획도시형 산업지대

4. 왜 간토에 인구가 몰릴까?

이 모든 산업지대는 도쿄라는 정치·문화의 중심과 함께 기능합니다.
전후 고도성장기, 농촌에서 도시로의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났고, 그 중심지가 바로 도쿄와 그 주변이었습니다.

  • 신칸센 개통(1964)고속도로망
  • 전국의 대학진학자와 취업자들이 몰리는 도쿄권
  •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치바, 사이타마, 가나가와의 대규모 주택단지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간토지방은 ‘일본형 수도권 메갈로폴리스’로 정착하게 됩니다.


맺으며: ‘간토를 알면 일본이 보인다’

간토지방은 단순한 수도권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정치와 산업, 인구와 교육, 역사와 인프라가 어우러져 형성된 복합적 공간이자,
일본의 근현대사를 응축한 산업 인큐베이터입니다.

이바라키의 공장지대에서, 도쿄만의 매립 공업지대, 그리고 치바현의 연안까지—
간토지방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산업의 엔진처럼, 조용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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