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대극을 보다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스타일이 있죠.
바로 머리 앞부분이 민 채 정수리 뒤쪽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묶은 촌마게(ちょんまげ, 丁髷)입니다.
그런데 이 특이한 머리 모양, 단순히 "옛날 스타일"로 보기에는 뭔가 더 있어 보이지 않으셨나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에도시대 역사드라마와 영화 속 촌마게의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1. 촌마게는 왜 그랬을까?
촌마게의 시작은 전국시대 무사들의 실용성에서 비롯됐습니다.
전투 시 투구(兜, 가부토)를 착용하기 위해 머리 위를 민 것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스타일이 무사의 상징이 되죠.
에도시대에 들어서는 무사뿐 아니라 상인, 서민 계층까지도 촌마게를 착용하며 하나의 시대적 패션이 됩니다.
2. 드라마 속 촌마게, 디테일이 다르다?!
시대극에서 등장인물의 촌마게를 유심히 보면 신분과 성격에 따라 스타일이 다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그린 대하드라마에서는 격식 있는 혼마게(本髷) 스타일이 자주 등장합니다.
검객 캐릭터는 앞머리를 과감히 민 이치마에(一前) 스타일로 강인함을 표현하죠.
가부키나 유희 장면에서는 긴 마게를 강조한 나가마게(長髷) 스타일도 보입니다.
→ 결국 머리 모양만 봐도 그 인물의 성격과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장치가 되는 셈입니다!
3. 영화 촬영팀의 ‘촌마게 고증’ 고충
영화 속 정교한 촌마게는 실제 배우가 다 밀고 붙인 걸까요?
과거에는 실제 삭발을 감행한 배우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발(카츠라) 제작 기술이 발달해 ‘촌마게 가발’로 디테일을 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NHK 대하드라마나 영화 <무사의 체통>, <라스트 사무라이> 등에서는
정수리 면도 흔적, 마게의 각도, 끈 묶는 방식까지 철저한 시대 고증을 반영한다고 하죠.
4. 머리 하나로 캐릭터가 보인다
촌마게는 단순한 전통 헤어스타일이 아닙니다.
신분, 무사도, 명예, 절제미 등 에도시대 사람들의 가치관이 응축된 하나의 '코드'죠.
그래서 시대극에서 마게의 모양과 질감, 각도 하나하나가 그 인물의 내면을 말없이 드러내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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