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에조지(蝦夷地) — ‘일본의 바깥’으로 여겨졌던 땅
에도시대, 지금의 홋카이도는 ‘에조지(蝦夷地)’라 불리며 일본의 ‘변방’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곳은 아이누 민족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땅.
하지만 일본 본토의 시선에서 볼 때, 에조지는 '문명화되지 않은 외부 세계'로 여겨졌습니다.
🏯 2. 마쓰마에번 — 일본에서 유일하게 에조에 뿌리내린 번
에도 막부는 에조지 전체를 통치하지 않았고, 오직 남서부 해안의 마쓰마에번만이 예외였어요.
마쓰마에번은 막부로부터 아이누와의 교역 독점권을 인정받으며, 교역을 통해 번의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역'은 평등한 거래가 아니었죠.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누 경제를 종속시키는 체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 3. 러시아의 남하, 막부의 긴장
18세기 후반, 러시아가 남하하며 사할린과 쿠릴열도에 접근하자
막부는 드디어 ‘에조 전체’에 눈을 돌립니다.
“이러다간 홋카이도도 빼앗기겠는데?”
이 위기의식 속에서, 1799년부터 막부가 직접 북부 에조를 통치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에조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전초기지’가 됩니다.
🛤️ 4. 근대화의 이름으로 — 메이지 정부의 ‘홋카이도 개척사’
1869년, 메이지 정부는 에조를 일본의 일부로 명명하며 ‘홋카이도’라는 이름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 ‘개척사(開拓使)’를 설치해, 본격적으로 일본인의 이주와 개발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이 ‘개척’의 이면에는, 토지를 뺏기고 강제로 밀려나는 아이누의 현실이 있었습니다.
📜 5. ‘보호’라는 이름의 지배 – 1899년 「홋카이도구토인보호법」
1899년, 일본 정부는 「北海道旧土人保護法」이라는 법률을 제정합니다.
이름은 ‘보호’지만, 실상은 아이누의 언어·문화·종교·생활 방식을 말살하는 법이었죠.
Hokkaido Former Aborigines Protection Act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Hokkaido Former Aborigines Protection Act北海道旧土人保護法公布Territorial extentEmpire of JapanPassed byNational Diet of JapanPassed1899Repealed1997A bill that designated the native Ainu people of Hokkaido
en.wikipedia.org
- 아이누 전통어 사용 금지
- 전통 의복·주거 문화 금지
- 일본식 성명 강요
- 아이누 아동의 일본식 교육 의무화
그리고 아이누는 국가의 ‘구토인(옛 토인)’이라는 이름 아래 법적 차별을 받게 됩니다.
💔 6. 아이누의 시선 — 토지 수탈과 강제 이주의 역사
아이누에게 있어 근대화란 ‘진보’가 아닌 ‘생존을 위한 투쟁의 시대’였습니다.
수천 년간 살아온 땅에서 밀려났고, 숲에서의 자립경제는 붕괴되었습니다.
전통적 공동체는 해체되었고, 삶의 방식 그 자체가 부정당한 것이죠.
🕊️ 7. 지금은?
2008년, 일본 정부는 처음으로 “아이누를 고유의 민족(先住民族)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했습니다.
2020년에는 우포포이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이 개관하며, 아이누 문화의 부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ウポポイ(民族共生象徴空間) NATIONAL AINU MUSEUM and PARK
ウポポイ(民族共生象徴空間)公式サイト。日本の北海道にあるアイヌをテーマとしたナショナルセンター。利用案内・プログラム、イベント案内等。
ainu-upopoy.jp
하지만 ‘과거’를 직시하고, 공존의 길을 찾기 위해선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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